서귀포에서 1등한 경험. 그떄 느꼈던 야릇한 승리감. 고등학교 생활. 그후 겪은 좌절. 방황에 대한 수필 작성. 책을 읽으면서도 받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대학원 입장). 한국의 교육과 학벌에 대한 사람들의 문제점. 나의 생각. 대학원생에게 수레바퀴란? 한국의 젋은이들의 자살율, 삶의 질. 소설에 나오는 아버지는 지극히 평범한 아버지.
어록
p25. 그래도 이 방에서 그는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즐거움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시간들을 보냈었다. 그것은 자부심과 도취, 승리감에 가득 찬, 꿈과도 같은 기이한 시간들이었다. 언젠가는 속세에서 벗어난 높은 곳에서 우쭐대며 이들을 내려다보게 되리라는, 건방지면서도 행복에 겨운 예감이었다.
p63. 과학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은 오래된 포도주를 새로운 포대에 담아 전통적인 가치를 망친다. 반면에 예술가들은 얼핏 보기에 그릇된 주장들을 태연스럽게 고집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이것은 비평과 창조, 학문과 예술 사이의 불평등한 오랜 투쟁이다. 이 투쟁에서 과학은 별다른 도움 없이 언제나 정당성을 인정받아 왔다. 언제나처럼 예술은 믿음과 사랑, 위로와 아름다움, 그리고 영원에 대한 예감의 씨앗을 뿌려왔다. 그것은 삶이 죽음보다 강하고, 믿음이 의심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p65. 맨 앞에 우뚝 서 있는 한스는 아무도 자기 곁에 다가서지 못하게 발버둥쳤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을 느끼기까지 했다.
p71. 시험에 대한 불안감과 승리감으로 인해 사라져 버렸던 야망이 다시금 살아나서는 한스에게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빠른 맥박과 흥분을 동반한 승리에 대한 조급함이었다. 또한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억제되지 못한 욕망이기도 하였다.
p72. 선생의 의무와 그가 국가로부터 받은 직무는 어린 소년의 내부에 자리 잡고 있는 자연의 조야한 정력과 욕망을 길들임과 동시에 송두리째 뽑아 버리는 것이다.
p93. 이제 이들은 몸가짐을 올바르게 하기만 하면, 죽는 날까지 국가로부터 생계를 보장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선물이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p107. 한스는 거의 하루 온종일 밖으로 나돌아 다녔다. 새 옷을 차려입고, 녹색의 신학교 모자를 쓰고서. 그는 예전에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아주 높은 세계에 우뚝 올라선 것이었다.
p168. 친구 기벤라트와는 단지 악수를 나누며 이별을 아쉬워 했을 뿐이었다.
p171. 허영심에 사로잡힌 교장 선생은 자기 시선이 미치는 엄청난 힘에 대하여 커다란 자부심을 느껴오던 터였다.
p172. 야비스러운 명예심이 연약한 어린 생명을 이처럼 무참하게 짓밟고 말았다는 사실을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왜 그는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상처받기 쉬운 소년 시절에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했는가? 왜 그에게서 토끼를 빼앗아 버리고, 라틴어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동료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는가? 왜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 뿐인 하찮은 명예심을 부추겨 그에게 저속하고 공허한 이상을 심어 주었는가?
p256. 저 멀리서 온갖 불행이 한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버지와의 한바탕 말다툼,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작업장에 출근해야 하는 일. 차츰 머리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p259. 그가 어떻게 물에 빠지게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길을 잃고, 가파른 언덕에서 발을 헛디뎠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다가 몸의 중심을 잃었는지도 모른다. 혹시나 아름다운 강물에 이끌려 그 위로 몸을 굽혔는지도 모른다. 평화와 깊은 안식이 가득한 밤, 그리고 창백한 달빛이 그를 향해 비추었기 때문에 피곤함과 두려움에 지친 나머지 어찌 할 수 없이 죽음의 그림자에 휘말려들었는지도 모른다.